-주변부 제외한 중심부만 재개발... 초고밀도 재개발자체가 의아
-46층 주상복합 오피스텔 6개동 건립
-성매매 업자들이 개발이익 독식
-공공성 찾을 수 없어... 도시 아카이브사업 시의회 반대로 무산
-성매매 여성들의 이주와 자립, 자활 지원해야
■ 출연 : 변정희 (사)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상임대표
■프로그램 : BBS 부산경남 ‘라디오 830’
(부산 FM89.9, 창원 FM89.5, 진주 FM88.1)
■ 방송일시 : 2023년8월7일. 월요일. 오전8시30분
■ 진행 : 김상진 기자
앵커 ; 오늘 첫 소식입니다. 공정과 정의 어느 사회에나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이 공정과 정의라는 말이 반드시 적용돼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과거 부산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었던 완월동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지금 완월동이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데 재개발 이익이 과거 포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합니다. 당연히 시민 여성단체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오늘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지금 사단법인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에 변정희 상임대표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변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답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오랜만에 방송으로 인사드린 것 같습니다.
답 ; 그렇네요. 반갑습니다.
앵커 ; 네, 완월동이 부산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였다고 제가 소개를 드렸는데요. 지금도 폐쇄되지 않고 혹시 영업을 하는 곳이 있는가요? 어떻습니까?
답 ; 가장 최근까지도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황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에 저희 살림의 부설 상담소에서 여성분이 업소를 나올 수 있도록 구조를 한 적도 있었고, 주민분들 이야기로는 아직도 구매자들이 골목을 다니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하고요. 저희가 파악하는 바로는 한 20개 업소 정도가 운영되고 있었고 얼마 전까지 50~60명 정도의 여성이 아직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앵커 ; 네 아직도 불법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겠는데요. 그런데 아직까지 폐쇄되지 않았다는 것이 좀 의문스러운데요. 왜 그렇습니까?
답 ; 이것이 워낙 오랫동안 무법지대였었잖아요. 성매매 집결지로 존재해 오다 보니 알선자들은 아마 개발이 끝나는 날까지도 성매매 영업을 통해서 돈을 벌려고 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부산시가 나서서 집결지 폐쇄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그런 적은 없고 또 경찰 단속 같은 경우도 성매매가 구체적으로 입증된 경우에만 단속을 하다 보니까 업소가 있다는 자체로 단속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 그래도 단속에 대한 의지가 좀 있었으면 바로 폐쇄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얼마 전에 완월동 재개발 계획이 부산시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는데,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어떻게 됩니까?
답 ; 한 건설사에서 완월동 전체는 아니고 중심부에 있는 성매매 업소들을 매입해서 재개발하기로 하고, 완월동 지역에 최대 46층 높이의 주상복합 오피스텔 6개 동을 짓기로 한 사안에 대해서 부산시 도시건축위원회에서 승인을 해 준 것이고요. 이것이 조건부 승인이기는 하지만 구청의 승인만 남아 있는 상태라서 그렇게 되면 재개발이 시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 시청에서 조건부 승인이 났으면 구청에서는 또 당연히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 그런데 전체가 재개발되는 것이 아니고 중심부만 재개발이 되는 거예요. 그 주변부는 어떻게 됩니까?
답 ; 그게 정말 골치가 아픈 상황인데요. 왜냐하면 주변에 쪽방촌도 너무 많고, 이게 이 지역 일대 자체가 고도제한이 걸려 있었던 곳이라 이렇게까지 고밀도 재개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의아스러운 상황이긴 하죠.
앵커 ; 네 그렇다면 지금 지역 주민들 분위기는 어떤가요?
답 ; 사실 여기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왔던 분들이 포주 분들이라서요. 다른 주민들은 눈치만 보고 침묵해 왔던 상황이 굉장히 오래 지속됐고요. 그렇지만 어떻게든 좀 이곳이 없어지길 바라는 분들은 뭐가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또 제가 만난 어떤 주민은 주변에 이렇게까지 특혜가 주어진 적이 없는데 이게 되겠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렇지 않아도 완월동이 굉장히 공폐가도 많고 슬럼화 되어 있는데, 이건 한참 전부터 빨간색 스프레이로 철거 예정이라고 표시를 해놔서 분위기가 더 뒤숭숭하긴 합니다.
앵커 ; 지난주에 이와 관련해서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는데요 재개발 계획의 문제점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 아까 주민분들 말씀처럼 서구 지역 어디에도 이렇게까지 초고층 고밀도 재개발 특혜가 주어진 적이 없는데요. 이게 규제를 완화할 뿐만 아니고 경관을 훼손하면서까지 이렇게 엄청난 초과이익을 준다는 것 자체도 난개발에 문제가 있는데 이 이득을 주로 성매매 알선업자들이 받게 된다는 점이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완월동이 성매매 업소가 거의 빌딩처럼 돼 있잖아요. 전국 어디에도 성매매 업소가 이렇게 큰 데가 없는데 이게 지금까지 불법적으로 여성을 착취해서 이득을 쌓아오고 그 이득으로 자본이 축적된 거잖아요. 그런데 이걸 또다시 개발 이익으로 가져가는 자체가 좀 문제고요. 그리고 여기가 언덕지대고 뒤쪽으로는 수많은 쪽방과 주택가들 대다수가 고령층에 저소득 계층들이 있는데 이분들의 삶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 보통 재개발이 된다면 그 이익이 피해자들한테 돌아가야지 좀 공평한 그런 느낌이 드는데 오히려 그동안 착취를 했던 포주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간다고 하는 것은 좀 상식에 맞지 않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 혹시 이 일대 건물과 땅들은 이 포주들이 얼마나 소유를 하고 있습니까?
답 ; 사실 지금 현재로서는 포주들이 직접적으로 업소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과거에 오랫동안 포주들은 건물을 직접 소유하면서 성매매 영업을 해왔었는데,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고 단속이 강화되고 몰수 투쟁도 일어나고 이렇게 하면서 소위 바지사장이라는 걸 내세워서 건물주와 포주가 분리되는 경우들도 있었지만 지인이나 친인척 명의로 건물을 등기를 하는 경우들도 있었고요. 그리고 건물주와 포주가 완전히 다른 경우들도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성매매법에 의하면 건물주 조차도 성매매 장소 제공을 하는 성매매 알선업자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거든요. 그래도 똑같이 성매매 알선업자들이라고 할 수 있죠.
앵커 ; 네 그런데 이 포주들이 애초에 도시재생 사업에는 반대한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이 도시재생사업과 재개발은 완전히 방향이 다른 건가요? 어떻습니까?
답 ; 그런 셈이죠 어느 정도는. 도시재생은 적어도 공공성을 담보로 해서 지자체에서 주도적으로 이곳의 개발을 만들어 가는 것인데요. 이것은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민간 재개발은 그 어디에도 공공성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개발이라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죠.
앵커 ; 그리고 지난 기자회견에서 부산시와 전문가의 협조와 묵인이 있었다 이렇게 주장을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좀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답 ; 이번 심의가 통과된 곳이 부산시 주택사업공동위원회 같은 곳인데요. 부산시 공무원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거든요. 그런데 작년에도 부산시 건축심의위원회에서 똑같은 이 완월동 지역에 49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개발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냈었어요. 앞서 말씀드린 여러 문제 때문이겠죠. 그런데 올해 46층으로 고작 3개 층을 낮췄을 뿐인데 이것을 승인해 줬다는 건 누가 봐도 너무 꼼수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 이런 결정은 위원회에 참여한 전문가와 무엇보다 도시계획의 재개발의 책임이 있는 부산시의 묵인이 아니고서는 가능하겠느냐 이런 생각을 저희가 하는 거죠.
앵커 ; 그리고 또 몇 년 전에 충초침목회라는 단체가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 혹시 아직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답 ; 네, 충초회는 좀 오랫동안 지역 상인들의 연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완월동의 성매매 알선업자들의 이해관계를 오랫동안 대변해 왔던 곳이고 저희들이 아웃리치라고 해서 여성들이 정보 제공해서 나가면 실제 완월동 전체를 관리해 오던 사람들이거든요. 이번 매입 개발 과정에서도 충초회에서 상당히 많이 관여한 것으로 저희는 파악하고 있는데, 일례로 이번 개발을 주도한 건설사는 몇 년 전부터 부산에 김차순 장학회에 후원금을 내기도 했었는데, 이 장학회 회장이 충초회 회장이 있었어요.
앵커 ; 앞서 잠깐 이름을 언급을 하셨는데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답 ; 네, 부산에 김차순 장학회라고
앵커 ; 김차순 장학회, 이 장학회 이사장이 충초침목회 회장이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답 ; 회장이었었죠.
앵커 ; 그렇다면 지금 여성.시민단체에서 생각하는 완월동 활용 방안은 어떻게 됩니까?
답 ; 완월동은 역사적 상징성이 매우 큰 곳이거든요. 식민지 시대 우리의 아픈 순환의 시대에 공창이라는 곳이 형성돼서 여성 인권이 유린됐었잖아요. 그래서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 여성 인권의 교육을 위해서 이것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기록으로 남겨야 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게 반드시 이것을 개발하지 말라는 의미는 전혀 아니고, 공공적인 성격을 고려해서 개발 방향을 지자체에서 정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앵커 ; 이런 개발 방식에 대한 논의는 과거에 몇 차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전혀 이 방식은 채택되지 않았습니까?
답 ; 부산시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을 했던 게 저희가 도시 아카이브 차원에서 기록 사업을 부산시 주민참여 예산제로 신청을 했었는데 그게 1억2천만 원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적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 사업은 아까 말씀드린 완월동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지금 성매매만 이루어진 이 공간에 아카이브나 문화예술, 전시 같은 걸 좀 개최해서 다시 말해서 성구매자들의 발길을 끊게 만드는 다시 말해서 성매매 업소로 이용되는 것을 차단하는 전략을 한시적으로 개발 전까지 운영하자는 제안이었는데 이것에 대해서 부산시에서 어느 정도 취지를 공감했다고 생각하지만 신뢰의 벽을 넘지 못했죠.
앵커 ; 네 시의회에서 반대를 한 건가요?
답 ; 네네 맞습니다.
앵커 ; 오히려 시의회에서 적극적으로 좀 더 찬성을 하고 했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답 ; 네 좀 안타깝죠.
앵커 ; 지금 혹시 부산시나 서구청과 협의하고 있는 게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답 ; 기자회견을 마치고 항의서한을 전달을 했었고요 시민사회대책위에서, 그래서 시장께도 답변을 요청을 드렸고 저희가 요구했던 사항들에 대해서 서구청장님께도 면담을 요청한 사항이에요. 그래서 완월동의 성매매 영업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성매매 집결지를 완전 폐쇄하고 여성들의 이주와 자립, 자활을 부산시가 책임지고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앵커 ; 만약에 지금 이 재개발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포주들은 얼마나 많은 이익을 가져갈 것으로 지금 추산이 되는가요?
답 ; 사실 층수 하나 올라갈 때마다 엄청난 개발 이익이 가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현재 46층이라는 초고층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한 초과이익을 예상하게 될 수밖에 없고 건설사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사실 진짜 이곳의 주민들인 여성들에게는 대체 얼마만큼의 이득이 돌아갈지 아니면 그냥 쫓겨나는 게 아닌지 이런 것들이 우려되는 상황이고 누가 봐도 엄청난 이익이 예상이 되는 것이죠.
앵커 ; 알겠습니다. 끝으로 행정당국이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 말씀 해 주시겠습니까?
답 ; 네 다른 지자체에서 성매매 집결지가 다 폐쇄되어 왔고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폐쇄 계획을 세울 때라야 비로소 뭔가 움직임이 일어났었거든요. 그래서 시급하게 부산시와 서구청이 TF팀을 구성해서 종합적인 대책 논의를 해 주시기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 ; 네 감사합니다.
앵커 ; 네, 지금까지 사단법인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의 변정희 상임대표였습니다.
[출처] BBS NEWS(https://news.bbsi.co.kr)
김상진 기자/ 2023.08.07.
http://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20470
|
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