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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꺼이 조력자가 된 사람들 [기자의 추천 책]
이름 디딤돌 작성일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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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추천하는 책] 〈시사IN〉 기자들이 꼽은 인생 책. 최근 읽은 책 가운데 한 권을 소개합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소개됩니다.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봄날 지음
반비 펴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정주행했다.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문동은이 복수를 끝마친 걸 본 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동은이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동은의 곁에는 동은을 지키고 도왔던 ‘이모님’, 주여정, 에덴빌라 할머니 같은 조력자들이 있었다. 각자의 아픔을 지닌 인물들이다. 〈더 글로리〉를 보며 폭력의 피해자에서 기꺼이 조력자가 되기를 택한 이 책의 저자가 떠올랐다.

저자는 책에 20여 년간 룸살롱, 보도방, 유리방, 티켓다방 등에서 겪은 성매매 경험을 풀어냈다. 가해자에게 사과받지 못한 동은에게 복수가 ‘원점이 되는 상태’를 향한 노력이었다면, 저자에게 회복의 출발점은 저자가 겪은 폭력이 폭력임을 직면하는 일이었다. “아버지의 폭력에는 온갖 이유가 붙었지만 그건 오로지 아버지만의 이유였다.” 저자가 어린 시절 겪었던 가난과 가정폭력은 더 큰 폭력으로, 성매매로 이어졌다.

일을 시작한 뒤로 선불금이 내내 발목을 잡았다. 숙소비부터 화장품 값과 미용실 비용, 홀복과 액세서리 비는 고스란히 업주에게 갚아야 하는 빚이 됐다. 일할수록 빚이 쌓였고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갚기 위해 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근 한 번 하지 않고 지각 한 번 하지 않아도 빚을 갚아 나가기가 힘들었다.”

그런 순간에도 곁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낙태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저자에게 빈속은 안 된다며 죽을 사준 ‘언니’, 여성인권지원센터의 존재를 알려준 친구, 검찰 조사에 동행해 선불금의 부당함을 함께 이야기해준 센터 상담원이 그랬다.

저자는 탈성매매 뒤 자신이 또 다른 누군가의 곁이 되길 선택했다. 자신의 경험을 증언해 성매매를 겪은 여성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반박했다. 반성매매 활동가가 되어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은 여성들을 만나고 도왔다. 우리가 판타지 속 폭력에 맞서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환호하는 이유는 그렇지 않은 세상을 바라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실 세계’에서 벌어진 폭력과 착취에서 살아남고, 또 서로를 지킨 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출처] 시가IN
이은기 기자/ 2023.03.28.
https://v.daum.net/v/20230328070417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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