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수백 명의 성인 남성과의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건으로 화제가 됐던 17세 김모양이 당시의 심경과 말 못할 상처들을 힘겹게 털어놨다.
사건 당시, 유명 연예인이 성 매수 남성의 명단에 포함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언론들은 서로 앞 다퉈 그 연예인이 누군지 밝혀내는 데에만 관심을 쏟았다. 정작 당사자인 열일곱 김양의 피해와 상처는 가려지고 만 것.
이에 지난 21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후 플러스’는 지옥 같은 성매매의 덫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김양의 심경과 참혹한 사건의 실체를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김양은 “채팅을 하다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20대 오빠들의 말에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며, “나이 많은 사람들이랑 밥 먹고 영화 보면 10~20만원 준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갈수록 건전한 만남보다는 비건전 만남(성매매)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이후 나는 오피스텔에 감금됐고, 잦은 폭행부터 심지어 성폭행까지 수시로 당했다”며, “또 내가 성매매를 통해 벌어온 돈은 모두 오빠들의 유흥비나 외제차 할부 값으로 사용됐다”고 밝혀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마지막으로 김양은 “이제 남자는 동물로밖에 안 보인다”며, “내가 이런 일을 이렇게 쉽게 접하게 될지 몰랐다. 한국은 돈만 있다면 성을 접하는 게 너무 쉬운 것 같다”고 밝혀 심각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이날 ‘후 플러스’에서는 현재 가출한 여고생이나 여중생들을 타깃으로 한 기업형 조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특히 이날 제작진이 만난 실제 애인대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한 여성은 만나자마자 자연스럽게 돈을 요구했고, “고등학생 때부터 성매매를 해왔다”고 밝히기도 해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밖에도 이날 방송은 미성년자 성매매에 대해서는 함정수사도 불사하는 미국과 그루밍(grooming, 채팅 등을 통해 미성년자를 꼬여 성행위나 성매매를 유도하는 행위)을 신종범죄로 규정하고 CEOP(온라인 아동착취 전담반)를 설치하는 영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현재 실효성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성매매 미수범 처벌 규정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열일곱 살 어린 여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아픔이었을 것 같다”며 김양을 위로하는 글을 올렸고, “성매매를 알선한 범인들이 혹시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는 않을까 두렵다”며 우려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공필식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전문보기>
1. http://www.artsnews.co.kr/news/59147
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14&aid=000013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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