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꼬박 새워가며 단속하면서도 속으로는 반신반의했죠. 장안동 ‘안마거리’에 있는 퇴폐 안마방들이 과연 없어질까? 그런데 없어지더라고요. ‘장안동 성전(性戰)’을 시작한 뒤 5개월 정도 지나니 거리가 달라졌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속칭 ‘안마거리’. 번쩍이던 퇴폐업소 간판이 사라져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까지 풍기는 이 거리를 바라보는 강성운 서울 동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의 얼굴에선 뿌듯함이 묻어났다. 강 경사는 지난 2008년 7월25일 여청계에 배치되고 나서 3일 뒤인 28일부터 시작된 ‘장안동 성전’에 하루도 빠짐없이 ‘참전’했다.
성전 초반에 여청계 직원들은 연일 철야 단속에 나섰다. 잠복근무와 업소 급습, 현행범 체포, 성매매 혐의자 조사로 이어지는 단속은 오후 9시쯤 시작하면 다음날 오후 1시가 돼야 끝나곤 했다.
한 달, 두 달이 가도 단속이 끝날 줄 모르자 업소들은 더욱 은밀한 방법으로 영업을 했다. 강 경사는 ‘장안동 성전’이 성과를 거둬가던 2009년 2월 B업소 단속 당시 상황을 잊을 수 없다. 업소 앞에서 잠복근무를 하며 호객꾼과 호객꾼을 따라 들어가는 남성들을 목격했지만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며칠을 고민하다 일단 업소를 급습했지만 영업을 했던 흔적은 없었다. 포기하고 돌아나오려던 순간 보일러실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가 보였다. 두께 20㎝가 넘는 철문 2개를 연장으로 뜯어내자 폐쇄회로(CC)TV와 모니터가 완비된 카운터, 성매매 시설,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들이 있었다. 이 업소는 비밀계단과 통로를 이용해 옆 건물 주차장으로 성매수 남성들을 빼돌리고 있었다. 강 경사는 “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방법으로 영업하는 바람에 적잖이 애를 먹었다”고 회고했다.
강 경사는 “‘안마거리’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오래된 장안동 퇴폐 업소들도 사라진 만큼 의지를 갖고 단속하면 성매매 업소 척결도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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