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제안만 해도 처벌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서울에서 성매매를 제안해 적발된 첫 사례가 나왔다.
경북 경산에서 인터넷 성매수 신고 프로그램인 ‘유스키퍼(Youth Keeper)로 성인 남성이 적발된 적은 있었으나 서울에서 적발된 건 처음이다. 제안자는 10대 남학생이다.
2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A(17ㆍ고교 2년) 군은 지난 1월 16일 메신저 채팅방에서 알게 된 B(16)양과 C(16)양에게 ‘20만원을 줄테니 성관계를 갖자’고 제안했다. 서울 시내 모 여관에서 A군을 만난 B양 등은 성관계 전 돈을 달라고 했으나 A군은 거부했다.
이에 B, C양은 “밖에 선배 2명이 와 있다”고 협박하며 A군의 머리채를 잡아챈 뒤 옷과 시계 등을 훔쳐 달아났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충분히 저항할 수 있었지만 나중에 여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할까봐 참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처음부터 돈을 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공갈혐의로 B양을 불구속 입건했고, A군의 경우 B양 등에게 성매매를 제안했다는 점을 근거로 개정된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를 적용하고기 위해 검찰 및 서울경찰청 등에 문의한 뒤 A군에 대한 처벌수위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 의견을 구한 결과 개정안 취지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며, B양 역시 성매매를 목적으로 채팅방을 개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성매매를 유인한 측면도 있어 좀 더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달아난 C양을 검거하는 등 좀 더 시간을 두고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0대 청소년도 성매매를 제안했다면 분명한 처벌 대상”이라며 “이 사건의 경우 여학생이 유인한 점도 있으나 A군이 돈으로 성매매를 하려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시행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은 성관계를 맺지 않더라도 성매매 제안행위만으로도 처벌을 하도록 규정했다. 개정안 제 10조 2항에 따르면 ‘아동ㆍ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해 이들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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