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매매 활개 … 천안시 ‘모르쇠’ >>
시민들 ‘천안시 대책 내놔야’ 비판
일반 주민과 청소년이 드나드는 노래방에서까지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등 천안시의 불법 성매매 행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내일신문 보도(17일 5면) 이후에도 천안시는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 일부 유흥업소 업주들이 스스로 자정노력을 하겠다며 대책을 마련 중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천안시는 불법 성매매 행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불법 성매매가 천안시만의 특수한 상황이라기보다는 전국적인 상황”이라며 “행정기관 단속만으로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시설규정이나 불법간판 단속 등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의지도 없다.
이 같은 천안시의 태도에 대해 시민들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부 권 모(42·두정동)씨는 “불법 성매매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두렵다”며 “도시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천안시가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 모(44·불당동)씨는 “행정기관 비호 없이는 어떻게 이처럼 내놓고 불법 성매매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천안시의 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천안시의회 김영수 의원도 불법 성매매 단속에 손 놓고 있는 천안시를 강하게 추궁했다. 김 의원은 “이번 기회에 성매매 등 유흥업소들의 불법행위를 막을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행정기관이 불법 생매매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충남경찰청에 성매매 근절을 위한 대책을 보고하는 등 실효성 있는 단속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인접한 대전경찰청의 성매매 근절 노력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성매매업소 밀집지역을 집중단속해 올 한해 동안 161개 업소를 적발, 2603명을 검거하고 이 중 27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에 성매매 밀집지역의 업소 대부분의 간판불이 꺼지고 성매수남성들의 발길이 끊기는 등 집중단속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불법 영업을 해오던 천안지역 일부 유흥업소들도 자정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업소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불법 보도방 업체들과의 관계를 끊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일신문 보도 이후 천안의 불법 보도방 업주 일부는 영업을 중단했다. 성매매 등 불법영업을 하던 유흥업소들도 관계기관 눈치를 살피며 몸을 사리고 있다.
현장에선 불법 성매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형 보도방들은 여전히 단골 업소들에 성매매 여성을 공급하고 있다. 업주들은‘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며 대책 논의까지 하고 있다.
이들은 내일신문 보도 다음날인 18일 오전 내일신문 천안사무실에 찾아와 보도 배경에 대해 물어보는 등 뻔뻔함도 보였다. 한 보도방 업주는 “어차피 천안시나 수사기관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며 “다만 보도 이후 일시적인 단속이 있을 수 있으니 며칠만 숨을 죽이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지만 연말연시 특수를 노려야 하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불법 영업이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시를 비롯한 행정기관의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얼마 안 가 다시 성매매가 활개를 칠 것이라는 것이다. 천안시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천안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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