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성관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성행위 시작 연령도 앞당겨졌다. 이렇듯 성 개방 풍조는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반면에 ‘세이프 섹스(Safe Sex)’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성병은 종류에 따라 잠복기가 있거나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고 치료 후에도 재발이 잦은 경우가 많아 부주의한 성관계를 통해 쉽게 확산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우리나라 전 연령층에서 성병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성병 진료 현황’에 따르면 국내 성병 진료자 수는 2006년 44만2977명, 2007년 48만9358명, 2008년 50만9823명, 올해 상반기 26만7092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0대의 경우 2006년 1만4976명에서 지난해 1만7882명으로, 같은 기간 50대는 4만2871명에서 5만4168명으로 늘었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는 “성병의 양상도 다소 달라졌다.
과거에는 매독이나 임질 등으로 찾아오는 환자가 많았으나 요즘에는 클라미디아, 헤르페스, 곤지름, 사면발이 등의 성병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중, 노년층 성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더 이상 성병은 젊은 층만의 것이 아닌, 모든 연령층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고 말한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2007년 전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헤르페스와 곤지름은 각각 2002년에서 2007년 사이 2~3배씩 증가했다. 기존에 주종을 이루던 매독이나 임질은 피부 궤양, 발진, 배뇨통 등의 증상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반면, 헤르페스나 곤지름 등의 최근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성병은 임상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어 조기발견과 치료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클라미디아’도 최근 급증하는 성병 중의 하나다.
7~14일 또는 그 이상인 불분명한 잠복기로 인해 질환에 대한 자각이 힘들어 파트너에게 쉽게 옮길 수 있다. 특히 여성감염자는 최근 3년 동안 6.5배나 증가할 정도로 심각하다. 더욱이 여성에게 클라미디아 균은 골반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으로 작용하는데 재발이 잦고 골반통이나 불임, 자궁외 임신 등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개 남성이 클라미디아의 보균자인 경우가 많으므로 감염사실을 확인하였을 경우에는 반드시 상대 여성의 조속한 치료를 돕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노년층의 성병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노인계층에서 남녀 모두 성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최근 박카스 아줌마 등 노인 성매매 문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종묘공원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서울 혜화경찰서의 발표에 따르면 종묘공원을 이용하는 노인 100명 가운데 8명꼴로 성병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은 성병에 대한 위험성에 무덤덤하고 치료에 대해 소극적인 경우가 많아 이들을 상대로 하는 적극적인 무료 검진 및 치료 사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는 “노인들의 경우 신체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젊은 층에 비해 성병 감염이 보다 쉽고 합병증의 위험도 더욱 높다.”면서 “치료 도중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항생제 등의 약물 복용을 중지해서는 안 된다. 충분하게 치료하지 않은 경우 다른 합병증으로 발전하거나 또 다시 파트너에게 옮길 위험이 높다. 성병은 반드시 전문의에게 완치라는 확답을 들을 때까지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모르는 사람과의 충동적인 성관계는 삼가고 부득이한 경우 콘돔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포츠서울닷컴 헬스메디 박준성 기자 webmaster@healthmed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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