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열광하는 중산층의 호주 남성들은 저렴한 비행기 값을 들여 동남아시아로 관광을 떠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이 찾는 곳은 해변이 아니다. 바로 아동 성매매가 횡행하는 유흥가의 집창촌을 들락거리는 것.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호주인들이 태국 아동 성산업의 외국인 고객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아동 성매매 혐의로 체포 및 기소된 범죄 유형을 파악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180만 명의 아동이 성매매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이중에는 심지어 8세에 불과한 어린이도 있다는 것. 아동들은 하루 최고 10번의 성관계를 맺기도 하며 30세가 될 때까지 꾸준히 성매매를 강요당한다고 한다.
호주아동학대방지기구인 차일드와이즈의 버나뎃 맥미나민 대표는 "아동 성매매 거래는 호주인들이 가장 큰 범죄자이면서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숨겨진 문제를 야기한다"며 "(호주인들은)수요와 공급이 있는 음성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 아동 및 청소년들은 가족 또는 남자친구의 부추김으로 수백 달러를 벌기 위해 매춘을 한다"며 "성매매에 종사하는 아동들이 늘어나는 한 성매매 근절을 위한 각 국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고 AAP통신은 14일 보도했다.
차일드와이즈는 지난 2월부터 호주의 아동성매매관광규제법을 개정하기 위한 캠페인에 나섰다. 범죄가 행해진 뒤 사후약방문식의 종전 처벌 규정을 사전 예방 성격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호주인들이 태국 등 해외 관광명소를 방문해 성매수를 하고 아동 포르노를 구입 또는 소유하는 관행을 막겠다는 것.
맥미나민 대표는 "호주인 대부분은 외국 아동의 처우보다는 기름 값에 큰 관심을 두곤 한다"면서 "아동 성매매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켰고 불법 매수자들이 체포됐지만 여전히 외국에서의 (캠페인의)영향력은 미미하다"며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아동의 성을 금품으로 음성 거래하는 관행을 근절하고 성매수가 '범죄'라는 인식을 일반에 전달하기 위한 '아동 및 청소년의 성거래 방지' 캠페인은 14일 호주를 비롯한 전세계 45개 국에서 시작됐다. 연간 아동성매매 시장의 규모는 316억 달러(365억 호주달러)로 추정된다.
【시드니=뉴시스】허겸 특파원 = khu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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