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08년 11월 21일 11:09:22
ㆍ양재동 유흥주점 사장 “MB 건물인지 알고 계약”
ㆍ “이목 집중되면서 손님 늘어…2차는 절대 안나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영일빌딩. 이명박 대통령이 건물주인 이 곳 지하 1층의 유흥주점(ㅅ노래빠)은 접대부가 성매매를 한다는 소문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세입자 이모(38.여)씨에 대해 ‘임대 목적을 어겼으므로 건물을 비워달라’며 명도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과연 지금도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을까. 취재진은 이날 오후 11시께 손님으로 가장해 현장을 둘러봤다.
‘룸 11개·상주 아가씨 15명…평일에도 여전히 성업’
‘노래빠’ 지하 입구 상단에 걸려있는 비키니 여성 차림의 큼지막한 포스터가 취재진의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쿵쾅’ 거리는 반주소리와 함께 룸마다 새 나오는 노랫소리가 요란스럽게 귀를 때렸다. 3~4명의 웨이터가 일제히 “어서오세요”하며 취재진을 룸으로 안내했다. 카운터 주변으로 2~3명의 접대부들이 앉아서 잡담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룸은 일반 노래주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업주 이씨가 메뉴판을 들고 곧바로 룸으로 따라 들어왔다. “오빠들, 제가 여기 사장이에요. 잘 부탁드려요”하며 살갑게 명함을 건넸다. 이씨는 이어 “양주는 기본으로 시켜야 되고, 맥주 3병은 서비스로 드릴께요”라면서 주문을 받았다. ‘아가씨는 시간당 얼마냐’는 질문에 “시간당 3만원에 서비스는 최고야, 오빠”라고 되받아쳤다.
이 곳의 룸은 모두 11개. 평일이고 늦은 시각인데도 방은 모두 꽉 차 보였다. 가게에는 1~2명이 이용하는 작은 방도 있지만 한꺼번에 20~30명이 이용할 수 있는 대형 방도 2~3개 구비돼 있다. “요즘 장사 잘되냐”는 물음에 이씨는“평일에는 전체 방이 두번 정도 순회하는 수준인데, 그럭저럭 먹고 살만해”라고 귀띔하면서 ‘별걸 다 물어본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게에 일하는 여성 접대부는 15명 정도. 손님이 많은 날엔 외부에서 접대부를 불러오는 속칭 ‘보도 아가씨’들을 동원해야 한다. 자리에 앉은 이씨의 “지금 아가씨들이 모두 룸에 들어가 있어서 그런데, 오빠들 조금 기다려 줄 수 있지” 하는 애교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일대서 아가씨 두고 영업할 수 있는 곳은 우리 가게가 유일”
이씨는 지난 4월부터 이 가게를 운영 중이다. 이 가게는 올해 초 ‘접대부 성매매’로 도마에 오르면서 2개월동안 문을 닫았다. ‘건물 주인이 대통령인 줄 알고 계약했느냐’는 물음에는 “알고 왔죠”라며 말을 아꼈다.
이 대통령이 ‘불법영업으로 임대목적을 어겼다’며 명도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이씨의 생각은 어떨까. “1종 유흥업으로 허가를 받은 가게에요. 이 일대(양재역 유흥가)에서 아가씨를 두고 영업할 수 있는 곳은 우리 가게가 유일하거든요. 아가씨들을 합법적으로 둘 수 있는 곳인데…”라고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어 “가게가 언론에 소개되면서 오히려 매출은 나아진 면이 있다”며 “손님들 중엔 ‘여기가 대통령이 건물주인 곳이 맞냐’며 호기심에 찾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2차(성매매) 나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여 종업원은 “우린 절대 2차 안나가. 나가면 큰 일 나”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어 “올 초까지만 해도 아가씨들이 2차 나갔다고 들었는데, 그것 때문에 난리가 났었잖아요”라고 말했다. ‘정말 안 나가냐’고 재차 묻자 “(손님이)맘에 들면 영업 끝나고 야식에 소주 한 잔 하면 되지. 마음에 맞는 손님한테는 (2차를 가더라도) 돈 안받고 그냥 가지”라고 장난스럽게 받아쳤다. 업주 이씨도 “술 장사로 돈 벌 생각이지, 아가씨들 2차 나가는 것으로 장사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린 절대 2차 안나가, 나가면 큰일 나”
업주와 여 종업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과거의 여종업원 성매매 행위는 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11월 이 업소의‘여성종업원의 성매매 행위’가 언론에 집중되면서 세간의 이목과 함께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논란이 일자 “업주에게 올 3월까지 수차례 비워달라고 요청했으나, 함부로 임차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올 3월 계약기간이 만료됐으나 이 대통령과 이씨 모두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계약은 내년 3월까지 자동연장됐다.
이 곳은 지난해 이 대통령과 전 사장과의 계약 당시 건물 중 421.20㎡(127평) 넓이의 지하 1층 전체를 보증금 1억4000만원, 월 임대료 625만원, 월 관리비 128만원 등의 조건으로 영업을 해왔다.
한편 청와대도 최근 이 건물을 포함, 강남의 빌딩 3채 등 300억원대 재산 사회 환원 약속에 대해 “반드시 지킬 것이지만, 아직 그 시기와 방법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안광호·서상준기자>
|
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