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구 서장도 그렇고…, 후배들이 열심히는 하는데 솔직히 불쌍합니다”
지난 2000년 1월, 속칭 '미아리 텍사스'에서 청소년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불법 성매매업소를 단속했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현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객원교수)은 헤럴드경제 기자와 인터뷰 중에 “정말 안타깝다”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이중구 서장이 장안동 일대의 불법 성매매업소를 단속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는 무엇이 불쌍하다는 것일까?
“현재와 같은 성매매 집중 단속은 오히려 지역 주민들에 피해를 주죠. 이 서장도 아마 이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계속 하는 거라고 봐요. 그러니 불쌍하다고 할 수 밖에 없네요”
김 교수가 말하는 주민들의 피해는 크게 두가지. 우선, 성매매 업소를 단속할 경우 성매매 업소들은 음지화돼 주택가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노래방, 원룸, 오피스텔로 흘러들어온 성매매 업소들은 모여 있을때보다 관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주거지에 가까워져 피해를 양산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주상용 전 강동서장 등 경찰출신 연구자들이 강동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해본 결과 풍선효과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성매매 집결지 집중 단속만으로는 성매매를 뿌리뽑을 수 없다는 사실이 조사됐다”며 “결국 주택가 외곽 먼 지역에 성매매 허용 지역을 만들어 관리하는 편이 차라리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보다 더 큰 피해는 치안이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성매매 업소 한곳을 단속하는데 경찰이 10명 이상 필요하다”며 “이 인원을 매일 방범순찰대, 형사계, 여성청소년계에서 데려오게 되니 방범순찰활동, 절도ㆍ강도사건 처리, 학교폭력ㆍ미성년자 실종 및 가정폭력등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금방 치안이 불안해진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고 만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무엇보다도 사회적 차원의 성전(性戰)이 필요하다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재 성매매에 나서는 수요와 공급이 너무 많아 경찰 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며 “성매매를 뿌리 뽑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성매매를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는 한국의 왜곡된 성문화를 바꾸는 교육, 운동을 통해 성매매 인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생계형 성매매 여성들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성매매 단속 후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해보니 결국 대부분의 여성들이 다시 성매매업소로 돌아가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스웨덴의 경우 200여명의 성매매 여성들에게 5년간의 유예기간을 주고 교육ㆍ의료ㆍ생계ㆍ주거비등 모든 부분을 지원해주고서야 72％의 성공을 거뒀다. 한국 역시 이런 정도의 제도와 지원책을 마련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국회 차원에서 성매매전담 경찰 인력을 만들어 성매매 단속으로 인한 치안 부재 현상이 오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도 있다”고 설파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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