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업소를 간신히 빠져나온 20대 여성이 중·고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의 강요에 의해 또 다시 성매매라는 수렁에 빠졌다 구출된 기구한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전주가 고향인 백모씨(22·여)는 지난달 초까지 대전광역시 유촌동의 한 윤락업소에서 일해 왔다.
업소의 강요에 견디지 못하며 하루하루 고된 나날을 보낸 백씨는 더 이상 윤락일을 계속할 수 없으며 윤락으로부터 벗어나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은 뒤 지난달 초 경찰에 "구해달라" 신고를 하게 됐고 경찰의 도움으로 윤락업소를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긋지긋했던 윤락업소를 벗어나 서울의 신길동 쉼터로 거처를 옮기게 된 백씨는 자활의 의지를 불태우며 평범한 20대 여성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쉼터의 생활에 익숙해지려던 때 백씨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친구 황모씨(21·여)에게 휴대폰으로 전화 한 통을 받게 됐다.
친구들로부터 간간히 백씨의 근황을 들어왔던 황씨가 백씨에게 건넨 첫 인사는 "오래간만에 전주에서 얼굴이나 한 번 보자"라는 말이었다.
황씨가 보고 싶다는 말에 백씨는 "당장 가고 싶지만 돈이 없어 그렇게 할 수 없다"라고 대답을 하자 황씨는 백씨에게 통장으로 차비 1만5000원을 송금해줬다.
차비를 송금받은 백씨는 친구를 보고 싶은 마음에 쉼터에 말도 없이 지난달 26일 전주로 곧장 내려와 황씨가 머물고 있던 전북 전주 전동의 한 모텔에 짐보따리를 풀었지만 그녀에게 숙소는 맘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친구 황씨가 황모군(19)과 함께 이곳에서 동거를 하고 있었기 때문.
잠자리가 불편하기는 했지만 마땅히 거처를 옮길 곳이 없었던 백씨는 별수 없이 이들과 동거생활에 들어갔다.
친구와의 동침(?)을 시작한 지 만 하루도 채 안돼 백씨는 친구로부터 끔찍한 제안을 받게 됐다.
백씨가 친구 황씨로부터 건네들은 이야기는 "여관비와 밥값을 내야 하니 인터넷 채팅으로 남성들을 유인해 성매매로 돈을 벌자"라는 것이었다.
윤락 일이 죽기보다 싫어 업소를 빠져나온 백씨는 황씨의 반강요 제안에 "집에 그냥 가고 싶다"라고 말하자 황씨가 이때부터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 하며 집에 가지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폭행까지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친구의 반강요와 보이지 않는 협박에 겁을 먹은 백씨는 황씨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이 있는 곳으로 붙들려가다시피 해 이들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맺게 됐다.
황씨는 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들에게 성매매 1회에 10만원씩 거래를 했고 친구 백씨를 남성들에게 소개하는 수법으로 모두 12명의 남성으로부터 120만원을 챙기는 이른바 '포주' 역할을 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일삼았다.
인면수심의 친구에게 몇날 몇일을 시달린 백씨는 결국 전주에 사는 자신의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면서 힘든 나날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백씨의 고모로부터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백씨가 고모에게 알려온 모텔을 지난 7일 급습, 황씨와 황군을 검거하고 백씨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전주완산경찰서는 황씨와 황군을 상대로 백씨를 이용한 성매매와 관련해 조사를 벌여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남성 12명까지 모두 성매매 알선 등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한편 백씨가 머물던 쉼터는 지난달 26일 백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당시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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