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성매매 단속이 인터넷과 마사지업소 등 신종 성매매업소에 편중돼 있어 성매매 집결지(집창촌)가 오히려 단속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개한 '2007 전국 성매매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기간 동안 성매매처벌법 위반으로 경찰에 단속된 성매매 유형은 인터넷 채팅(23.3%), 안마·스포츠마사지업소(21.9%), 유흥주점(12.4%) 등의 순으로 많았다.
그러나 정작 청량리 588, 미아리 텍사스, 용산, 영등포, 천호동, 파주 용주골 등 대표적인 집창촌에 대한 단속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경찰이 집창촌에 대해 정기적인 성매매 단속을 벌이지 않고 오히려 게을리 한 것으로 보인다"며 "거의 대부분의 단속이 인테넷 또는 안마업소 등을 대상으로 한 '기획수사'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또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도입 이후에도 성매매 알선자에 대한 단속과 처벌 수준은 거의 강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성산업구조에서 알선행위로 과도한 부당이익을 얻고 있는 '중간착취자(알선책)'들에 의한 성매매 고리를 끊기 위해 알선행위의 형태를 직업소개, 장소·자금·토지제공, 광고 등으로 세분화하고 인신매매 등 성매매강요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성매매 처벌법'의 적용 수준이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성매매강요행위에 대한 수사기관의 단속 비율은 1.9%, 광고행위는 2%이며, 인신매매에 관한 규정 위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대신 처벌수위가 낮은 단순 성매매 알선 피의자가 91.7%를 차지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수사기관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성매매, 마사지업소에 집중하는 기획수사에 절반 이상 의존하면서 성매매 여부만 수사해 처벌할 뿐 성매매 알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행, 감금, 인신매매 행위에 대한 처벌이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나경수기자 ks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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