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동에서 24년을 살아온 주민입니다. 반대세력도 있지만 단속을 굳건히 밀어붙이는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장안동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동대문경찰서에 시민들의 호응이 봇물처럼 터지며, 이참에 용산이나 미아리 등 성매매 집결지를 뿌리 뽑자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단속으로 성매매가 과연 근절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동대문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는 3일 현재 단속에 대한 격려와 칭찬의 글이 300여건 게시돼 있다. 이모씨는 “아이들이 ‘여기가 안마의 거리냐’고 물을 때마다 장안동으로 이사 온 게 후회됐는데, 단속으로 안마거리가 없어지고 있어 흐뭇하고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이모씨는 “이중구 서장님은 벌써 ‘제 2의 김강자’로 우뚝 올라섰다”며 “확실하게 장안동 윤락가를 뿌리 뽑아달라”고 주문했다. 정모씨는 “유흥가가 모두 없어지고 학원이 많이 생겨 학부모들이 이사 가고 싶어하는 동네, 계속 살고 싶은 동네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종합정비대책’을 추진 중인 대전 중부경찰서 홈페이지에도 “시민들이 뒷받침하고 있으니 초지일관 단속을 멈추지 말아달라(이모씨)” 등 격려가 잇따르고 있었다.
장안동 이외의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김모씨는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장안동처럼 강남, 용산 등 성매매가 만연한 지역에 대해서도 단속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30여곳의 성매매업소가 밀집해있는 서울 용산역 부근을 관할하는 용산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 한가운데에 있는 용산 윤락가 단속은 왜 하지 않느냐(홍모씨)”는 항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단속의 실효성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직장인 박모(34)씨는 “아무래도 성매매업소가 밀집해 있으면 거리낌 없이 이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단속으로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인식 자체가 확산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모(27)씨는 “직장 동료가 최근 장안동에 갔다가 ‘사복경찰인 듯한 사람들이 있는 걸 보고 돌아나왔다’고 했다”며 “장안동의 성매매야 차츰 줄어들겠지만, 그곳 말고도 성매매를 할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성매매가 근절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모(30)씨도 “장안동에서는 여전히 간판 불을 끈 채 은밀히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고, 오피스텔 성매매 등으로 성매매가 더욱 음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성매매 종사자들의 재취업 장치 등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장소만 바뀌어 성매매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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