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대상 충격 해외 성매매 실태2008.08.11 03:10:1성매매특별법 이후 여성들을 성형수술과 다이어트까지 시켜가면서 해외로 원정 성매매를 알선한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는 등 갈수록 성매매가 지능적이고 국제적으로 변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기생관광에서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로 골프관광을 빙자한 매춘관광 원정을 떠나는 것이 우리나라의 성매매 풍속도이다.
하지만 이번에 사단법인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가 현지조사 결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 가운데 상당수가 성관계시 콘돔 사용을 거부하고 성매매 여성들을 공격적이고 거칠게 대하는 것은 물론 상대에게 마약까지 강요한 것으로 나와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10∼20대에 이르는 태국, 필리핀 등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유학생들마저 청소년 성매매를 하고 동남아 매춘여성들을 결혼으로 유혹하여 연수비까지 지원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은 더 이상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인과 기업체 직원들이 해외로 나가는일이 부지기수이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일반 서민들도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늘어났다.
정부의 해외여행자유화 정책 이후 일반인의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해외에서 지식을 익히려고 떠나는 유학 및 어학연수, 그리고 국민소득 증대와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한 비용감소로 해외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관광여행이 급증하고 있다. 일반인의 단체 관광은 물론 배낭여행, 졸업여행 등을 해외로 떠나는 것을 이젠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항간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한국 남성들의 동남아 원정 성구매 실태가 사단법인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의 현지조사 결과 공개됐다.
내일여성센터가 지난 3∼10월 태국과 필리핀의 성매매 여성과 미성년 남아 등 116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의 경우 조사대상 71명 중 59명(83%)이 한국 남성을 고객으로 만난 적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현지 성구매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성매매 여성들이 증언하는 한국 남성들의 성구매 행태는 충격적이다.
보고서에는 한국 남성들 가운데 상당수가 성관계시 콘돔 사용을 거부하고 성매매 여성들을 공격적이고 거칠게 대하는 것은 물론 마약까지 강요한 것으로 나와 있다.
실제 필리핀 마닐라의 응답자 59명 중 40명(68%)은 “한국인 고객이 자신들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피해를 줬다”고 응답했다.
현지 여성들은 남성 고객들이 ‘회춘한다’며 많은 돈을 내면서까지 미성년인 어린 소녀를 찾는가 하면 성매매 여성의 생리 기간에 성관계를 강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주로 찾는 태국과 달리 4만명에 달하는 유학생이 체류하고 있는 필리핀에서는 10,20대 유학생들이 주요 성구매 고객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팀은 필리핀의 경우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 정도의 적은 돈으로 성매매가 가능해 젊은 학생들이 현지처를 두거나 일회성 성매매를 하고 있어 세계화의 또 다른 추한 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오전 10시경에 국회 헌정기념관 강의실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와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가 주최한 ‘아동·청소년 대상 해외 성매매 실태에 관한 토론회’에서 공식 발표된 내용이다.
“한국 남성들은 대부분 콘돔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고 심지어는 마리화나나 아이시 등 마약을 강권해요”(태국)
“한국 남성들은 돈에 인색한 ‘보리캇’이며 항상 폭력적이고 우릴 개와 돼지처럼 생각해요”(필리핀)
발표자로 나선 김경애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이사장은 “직접 태국, 필리핀 등 현지에 가서 성매매 실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토론의 시작을 열었다.
김 이사장은 올해 7∼10월 필리핀과 태국에서 116명의 성매매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국 남성들의 성매매 실태를 조사하고 왔다.
김 이사장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 성매매를 하는 한국 남성들은 ▲콘돔사용 거부 ▲비정상적인 성관계 강요 ▲성매매 여성을 동물처럼 취급 ▲성매매 여성에게 무책임 ▲미성년자 선호 ▲마약 강권 등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또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국인이 포르노숍(8∼16살 남녀 아이들 71명을 고용)을 운영하다 적발된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어학연수나 유학을 온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은 남성도 주요 성 구매자로 드러나는 등 한국 남성의 성매매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태다”라고 고발했다.
그는 “해외여행이 늘고 2004년 성매매에관한특별법의 시행으로 성매매가 범죄라는 사실이 국민들 사이에 분명히 인식되면서 국내의 집창촌을 중심으로 행해졌던 성매매가 수그러들었고 이에 따라 소위 ‘풍선효과’로 한국 남성의 해외 성매매도 급증하고 있다. 동남아에 한류열풍이 불고 있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추한 한국인의 모습을 보고 왔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남성들은 흔히 성매매는 그리 큰 문제될 것이 없는, 성인이 되어가는 통과의례 정도나 접대문화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국내에서 성매매는 불법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해외 성매매 원정관광, 특히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뒤떨어진 나라가 많은 동남아시아에 매춘관광을 가는 것은 남성관광객의 경우 당연한 코스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필리핀 사회복지사 카멜리타 I. 펠론도 직접 자신이 경험한 현지 성매매 여성들의 피해 사례를 고발했다.
[img2] 펠론은 “‘결혼하자’는 말에 속아 빚까지 내 한국 유학생의 학비를 지원했지만 결국 버림받은 여성과 항문 성교 등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강요해 AIDS 등 성병에 걸려 고생하는 여성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폭로했다.
그는 “피해자 연령은 최연소 12세에서부터 최고 30세에 이른다”며 “성매매 피해자가 어릴수록 수입이 많고 협박하기에도 수월해서 인신밀매단은 어린 청소년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빈곤선 아래의 빈농들”이며 “부모들이 도저히 빚을 지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있기 때문에 생계형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인신밀매단은 목표로 정한 소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데 펠론은 인신밀매단의 활동방식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달콤한 말로 현혹하며 도시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고 소녀와 부모에게 약속하고 데리고 간다.
소녀의 부모에게 선금을 지불하고 만약 소녀가 도시에 도착하지 않으면 선금이 소녀의 빚으로 남게 된다.
마을에서 외국인과 결혼한 이웃이 있을 경우 남자의 친구인 또 다른 외국인과 짝을 이뤄 결혼을 한다.
퇴폐관광을 원하는 외국인은 젊은 여성들과 즐길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의 커피숍을 배회한다. 또 다른 방법은 인터넷과 포르노사진을 포함한 화상채팅을 이용하는 경우이다.
2006년 1월부터 6월까지의 목적별, 행선지별 내국인 출국 현황 중 관광을 목적으로 태국과 필리핀을 방문한 숫자가 각각 38만명과 21만명에 달해 약 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중국 81만명, 일본 65만명에 이어 3번째, 4번째로 많은 숫자로 태국과 필리핀이 한국인들의 주요 관광국임을 알 수 있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정부에서는 성매수자의 신원공개, 집결지 해체, 종사원 자활사업 등 여러 가지 시책을 시행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유사 성행위 업소가 생겨나고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으며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로 국내 성매매업소 종사자를 해외로 송출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숙 한나라당 의원은 해외원정 성매매 근절방안으로 여성가족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고보상금제도를 확대하고 해외 성구매자의 여권발급과 출입국을 제한하는 법안 개정, 그와 더불어 관광업체 또는 관광가이드가 성매매를 알선시 행정처분할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는 “법만 만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한국 국민의 그릇된 성의식 구조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한 후 “국내기업 및 시민단체와 협의하여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한국민의 우수성에 역점을 두고 캠페인과 사회봉사활동 등의 대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은 “성구매 초범 남성에게 재범방지 교육을 시키는 존스쿨(John School)의 제도 부담비를 미국 등 외국처럼 성구매 남성에게 부담시키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성매매 관련 여행사를 조사, 감독하고 해외 성매매 원정관련 자료들을 수집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며 관련 활동 NGO의 예산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국민의 의식개선,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 및 노력이 조화될 때 비로소 진정한 선진국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기자/lovecony@ilyosisa.co.kr
|
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