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자=여성’, ‘성매수자=남성’이라는 ‘성매매 공식’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화대를 지불하고 남성을 매수하는 여성과 화대를 받고 자신의 성을 매매하는 남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최근 성을 매매하는 남성의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실제 남자 고등학생 중 용돈벌이를 위해 성매매를 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터넷 채팅사이트와 애인대행사이트를 통해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남고생 원조교제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봤다.
인터넷 채팅 사이트 통해 남고생 원조교제 늘어나
단순 호기심으로 시작해 ‘용돈’에 솔깃 중독되기도
‘원나잇스텐드’에서 ‘애완남’으로 적극 나서기도해
인터넷이 만남의 창구, 적발률 적어 늘어나는 추세
청소년 성매매가 우리사회에 독버섯처럼 퍼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성매매자와 성매수자의 성별이 뒤바뀐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여성의 상위에 있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해 화대를 받고 큰일(?)을 치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청소년들이 성인 여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한 호기심과 본능적인 욕구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큰 이유는 여성 성매매자들과 다르지 않다. 바로 ‘돈’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강세
남성 성매매는 주로 20~40대 여성을 상대로 이루어지고 그 연령은 10대 후반에서부터 20대 초반에 집중 돼있다. 기자는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우위를 다투는 ‘ㅅ’사이트와 ‘ㅎ’사이트, 대표 애인대행사이트 ‘ㅍ’사이트에 접속했다.
늦은 밤, 채팅사이트는 북적이는 네티즌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개설되어 있는 대부분의 채팅방 제목은 ‘건전’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때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주인님의 착한 애완남”이 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지방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황아무개(19) 군은 당돌한 첫마디처럼 시종일관 당당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기자가 대화의 의도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자,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애완남 키우기’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이해시키려 애썼다. 그러면서 자신은 방송에는 나오지 않는 부분까지 채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좀 더 자세히 물어봤다. 황 군은 역시 거침없이 대답했다. 가격 흥정만 되면 잠자리도 가능하다는 대답이었다. 더 이상 황 군을 속일 수 없어 기자임을 밝히고 남고생들의 원조교제 실태에 대해 물었다.
기자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황 군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채팅 사이트에서 기자를 만난 것을 신기해하는 것 같았다. “누나”라는 말도 서스름없이 튀어나왔다.
황 군이 원조교제를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해 수능을 앞둔 시기였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가끔 했던 채팅이 화근이었다. 황 군은 채팅을 통해 27세의 학원강사 ‘누나’를 알게 됐다. 수험생이라는 신분이었던 황 군은 학원 강사라는 누나의 소개에 반가움을 느꼈고 친하게 지내면 뭔가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누나는 황 군에게 공부 방법을 알려주는 등 매우 호의적으로 대했다.
한 달 가량 대화가 지속되면서 두 사람은 직접 만나게 됐고 처음 만난 날 식사와 함께 간단히 술을 마신 두 사람은 바로 모텔로 향했다.
황 군은 그 누나가 첫 상대였다고 털어놨다. 그 동안 느꼈던 따뜻함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황 군과 성관계를 가진 누나는 모텔을 나서면서 황 군에게 10만원을 건넸다. 그리고 그 후로는 연락을 뚝 끊었다.
성매매의 ‘자괴감’은 점점 ‘쾌감’으로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졸지에 성매매자가 된 황 군은 당시 기분이 매우 나빴다고 고백했다.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누나였고 그런식으로 연락을 끊을 줄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후 황 군은 타락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누나와 비슷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성들이 많았고 그 중에는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는 30대 이상의 아줌마들도 포함돼 있었다.
자책감과 자괴감은 회를 거듭할수록 ‘쾌감’으로 바뀌었고, 손에 쥐어지는 액수만큼 의미없는 만남의 횟수도 늘어갔다.
황 군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이유는 또 있었다. 말을 안 하고 있을 뿐이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던 친구들 중에도 성매매로 용돈을 버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특유의 말투나 제스춰만 봐도 어떤 친구들이 원조교제를 하는 지 알 수 있었고 황 군의 그런 추측은 빚나간 적이 없었다.
대학에 입학 하고 난 후 황 군은 점점 대담해졌다. 기자와의 만남이 그러했듯이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직접 상대를 구하기도 하고 애인대행사이트에 자신의 정보를 게재해 성매수자들로부터 연락을 유도하기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상당히 많은 수의 여성들이 황 군에게 ‘콜’을 해왔고 그때마다 황군은 5~15만원 사이의 화대를 챙겼다.
황 군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용돈까지 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군에게도 성매매의 불문율이 있다. 모든 성매매는 한 번에 끝내는 것이다. 두 번 세 번 만나다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성관계를 길게 유지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수능 직후 만난 30대 후반의 아줌마가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하면 방을 얻어주겠다”면서 동거를 종용한 데 있다. 적극적인 애정공세에 놀란 황 군은 최고 고객이었던 이 아줌마를 끊어내면서 작업 전략(?)을 바꿨다. 이때부터 황 군의 모든 성매매는 곧 원나잇스텐드가 됐다.
하지만 일부 미성년 성매매자들의 경우, 돈 많은 성인 여성을 만나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지면서 용돈을 받는 애완남 ‘페트족’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러 여성을 만나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잘못된 출발로 SM마니아 되기도
‘ㅅ’사이트 채팅방에서 만난 18세의 박아무개 군은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현재 ‘ㅅ’사이트는 채팅 건전화의 일환으로 만 19세 미만이 개설한 채팅방은 성인에게 보이지 않으며, 성인이 개설한 채팅방 역시 만 19세 미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1:1 대화와 방장이 초대한 경우는 제외된다.
10대들과의 채팅이 쉽지 않게 된 기자는 주제별 키워드 ‘기타’방에 채팅방을 개설해 놓고 만남을 기다렸다. ‘기타’방에는 일명 에써머들이 많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에써머’는 하드코어 성관계를 일컫는 SM마니아들을 지칭하는 말로 채팅방에 입장하는 네티즌들은 하나 같이 ‘멜돔’, ‘멜섭’, ‘스위치’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자신의 나이와 지역, 성향을 설명하기 바빴다.
이때 같은 방에 입장해 있던 성인 남성에게 박 군을 소개 받고 1:1 채팅을 시작했다. 박 군은 지난해 애인대행사이트에서 만난 30대 초반의 여성 때문에 에써머가 됐다고 털어놨다.
알바비나 벌어볼 작정으로 애인대행사이트에 가입한 것이 화근이었다. ‘말 잘 듣는 동생 구해요’라는 소개 글을 본 박 군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니 잘 대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으나 결국 변태적인 성관계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상대 여성은 가학적인 성관계를 즐기는 ‘펨돔’이었던 것. 첫 관계의 기억이 강했던 박 군은 결국 피가학적인 성관계를 즐기는 ‘멜섭’이 돼버렸고, 이후 인터넷 채팅 사이트와 애인대행사이트, 카페 등을 전전하며 성매매 상대를 구하기에 이르렀다.
잘못된 성관계의 첫 단추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박 군에게 그릇된 성 의식을 심어준 것이다. 박 군은 일반 원조교제와는 달리 에써머의 경우, 화대 없이 서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것이 성향이 비슷한 상대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군의 경우는 좀 다르다. 에써머 가운데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하기 때문에 나름 인기가 많다는 설명이다. 에써머 중에서도 동성애적 성향이 강한 ‘멜돔’들은 고액을 건네며 박 군과의 잠자리를 원한다.
과거 성매매자였던 여성들이 성매수자로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사회심리학 전문가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된 반면, 권위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난 젊은 남성들이 여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생겨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성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성의식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른 성관계로 인해 ‘원조교제’, ‘페트족’으로 전락하기도 하고 졸지에 ‘SM’마니아가 되는 청소년들만 늘고 있다. 청소년을 향한 가족과 사회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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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SM카페 들여다보니…
‘멜돔’, ‘펨섭’, ‘바닐라’, ‘스위치’ 용어도 각지가지
유명 사이트 ‘SM’ 관련카페 100여 개
섹스파트너 찾는 ‘에세머’ ‘득실득실’
▲‘펨섭’ 성향의 여주인공을 소재로 한 영화 ‘세크리터리’의 한 장면. ©이보배 기자
기자는 박 군의 고백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실제 인터넷 사이트 카페 검색창에 ‘SM’과 ‘에세머’를 검색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100여개의 카페가 개설되어 있었던 것.
물론 대부분의 카페는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몇 백 명대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카페도 몇몇 존재했다.
회원들은 카페를 통해 SM플레이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SM플레이 상대를 찾기도 한다. 한 카페에서 만난 한 ‘에세머’는 자신을 ‘멜돔’이라고 설명하고 “카페활동이나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상대방을 찾기도 한다”면서 “현재 애인이 없지만 애인을 사귄다면 나와 성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펨섭’ 여성을 애인으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SM플레이에서 사람들의 성향은 네 가지로 나뉜다. 권력을 가진 지배자는 돔(Dominance의 약자), 지배자에게 복종하는 사람은 섭(Submission의 약자)이라고 한다. 남자는 멜(Male), 여자는 펨(Female)으로 일컬지며, 남자 지배자는 ‘멜돔’, 여자 지배자는 ‘펨돔’, 남자 피지배자는 ‘멜섭’, 여자 피지배자는 ‘펨섭’이라고 칭한다.
이 중 돔과 섭을 모두 즐기는 성향의 사람은 ‘스위치(Switch)’라고 부르고 그 어디에도 해당사항이 없는, SM취향과는 거리가 먼 일반인은 ‘바닐라’라고 부른다. 바닐라처럼 특유의 맛이나 향이 없다는 의미다.
SM플레이의 종류는 다양하다. 손바닥이나 회초리로 엉덩이를 때리기도 하고 밧줄로 묶기도 한다. 개처럼 네발로 걸어다니면서 지배자의 애완견이 되기도 하고 간호사와 환자, 선생님과 학생처럼 역할극도 한다. 이러한 SM플레이의 관계를 오래 지속할 경우 돔과 섭의 관계에서 발전해 주인과 노예의 관계가 된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SM플레이를 변태적 성행위보다는 솔직한 성행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되며 음지에서 남모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취재 / 이보배 기자
2008/07/21 [17:17]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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