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유천동 일대의 집창촌에서 캠페인을 벌이던 시민사회단체 ‘대전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인권유린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유천동비대위)’와 종사자 및 주변상인들 간의 마찰이 빚어졌다.
유천동비대위 소속 50여명은 16일 오후 1시 유천동 집창촌에서 인권유린을 저지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마스크를 착용한 종사자 150여명과 업주 그리고, 주변상인 등 200여명이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캠페인을 저지하고 나섰다.
유천동비대위는 이날 공동행동의 날 취지 설명과, 성명서 발표, 퍼포먼스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유천동 종사자들이 이를 막고 나서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했다.
급기야 여자 종사자들과 건장한 남자들이 취재진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위화감을 조성했다.
유천동 업소 종사자 150여명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캠페인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당시 중부경찰서소속 경찰 20여명이 있었으나 이를 저지하지 않았고, 결국 유천동비대위가 대도로변으로 가두행진을 하려하자 여성종사자들이 길을 막으며 현수막을 뺏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천동 주변 상인들은 이날 유천동비대위의 캠페인에 대해 불만을 늘어놨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윤모씨(여, 63세)는 “하필이면 이곳만 와서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여기가 다 없어지면 주변 상권은 무얼 먹고 사느냐”고 따졌다.
유천동 업소 종사자들이 유천동비대위를 애워싸고 캠페인을 방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유천동비대위는 캠페인을 목적으로 모여 집회신고도 되지 않았으며 결국 경찰병력도 없이 정보과 형사 등 20여명 만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20년 간 업소를 운영해 온 신모씨(남, 56세)는 “시민단체나 언론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강요하는 사람은 없다”며 “다들 핸드폰을 가지고 지금 이 상황을 찍고 있지 않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인권유린을 한다고 하는데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골목 어귀에 삼촌들(조폭)이 지키고 서 있던 상황에서도 도망가는 아가씨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며 “강압적이고 인권유린이라면 지금이라도 기자들을 붙잡고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면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신씨는 “매일같이 업주 회의 때마다 호객행위와 감금, 강압적성매매는 하지 말자고 업주들끼리 강조하고 있다”면서 “밤에 와보면 알겠지만 호객행위를 할 사람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아주 크게 변했다”고 주장하며 현재 90%이상은 성매매를 제외한 불법행위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천동비대위 손정아 공동대표는 “경찰이 성매매 업소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고 단속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인권유린당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국의 92개 단체가 참여해줬다”고 말했다.
유천동비대위가 대도로에서 캠페인을 벌이려하자 업소종사자들이 길을 가로막고 현수막을 뺏는 등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유천동 업주들의 주장에 대해 “저쪽과 갑론을박하고 싶지 않다. 그런 걸로 해결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유천동에서 나온 여성들 얘기가 언론보도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탕치기(목돈을 가불한 뒤 도망가는 등의 사기행각) 혐의가 있다면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라며 “우리는 성매매특별법이나 보호법에 근거해서 피해여성들을 지원해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유천동비대위는 종사자들의 폭력행위와 캠페인 방해를 지켜주지 않았다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중부경찰서 정문에서 항의집회를 벌였고, 유천동 종사자들도 업주들 차량 수십 대를 이용해 경찰서 앞으로 모여 이를 저지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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