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건물주·소개업자 처벌 강화로`알선 고리’를 끊어라
성매매특별법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필요한 게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성매매 여성 처벌보다 업주와 건물주, 소개업자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알선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겉으로 드러난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제재가 아닌 성매매의 토대를 없애야 한다는 것.
사실 이같은 내용은 성매매처벌법의 취지에서도 확인가능하다. 성매매처벌법은 윤락여성방지법과 달리 성매매알선행위의 형태를 직업소개행위, 장소·자금·토지제공 및 광고행위로 세분화하고 있다. 또 인신매매 등 성매매강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이는 중간착취자의 알선을 통해 거대한 이익을 얻는 반인권적인 성산업 구조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수사기관은 성매매 사건과 관련, 단순 알선에 대한 처벌이 대부분이다. 아직까지도 성매매강요나 성매매광고 행위에 대한 법 적용률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2007년 성매매업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성매매 사건에 적용한 법률은 ‘단순 성매매 알선’(제19조)이 91.7%인 반면 ‘성매매 강요’(제18조), ‘성매매 광고’(제20조)는 각각 1.9%, 2.0%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인신매매규정 위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성매매처벌법이 강화됐음에도 실제로는 과거처럼 ‘단순 알선’ 행위로 처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법조항이 적용돼 기소되더라도 약식기소율이 높아 실무적으로는 윤락여성방지법 당시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업주들의 불법수익에 대한 몰수와 추징을 철저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 성매매 혐의 피의자 중 건물주는 0.5%에 불과했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는 “땅주인, 건물주들은 불법 성매매에 이용되는 것을 알면서도 성매매알선영업을 하는 업주들에게 성매매영업 장소로 건물, 가옥, 토지 등을 제공해 왔고 막대한 임대수익을 챙겨왔다”며 “성매매업소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실질적인 업주를 밝혀내고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단속 외에 성매매 여성의 보호·자활을 담당하는 여성부, 업소 폐쇄 등의 행정처분을 맡는 지자체간 유기적인 공조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또 신종 성매매 업태를 규제할 수 있는 법 규정도 미흡한 실정이다.
처벌강화와 함께 집결지 현장상담소 설치 등 성매매여성지원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된다. 광주지역 ‘유리방’ 업소 집결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상담소 설치를 포함한 자활사업기구가 필요하다는 것. 채숙희 한올지기 소장은 “성매매여성은 경제적인 문제로 업소에 유입된다. 탈성매매 이후에도 지원에 한계가 있고 신용불량, 휴대전화요금 등 생계비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압박은 성매매업소 재유입으로 이어진다”며 “생계비지원과 공동작업장, 연수제나 인턴사원제 확대 등 성매매여성이 업소 외에서 경제적인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자활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배 기자 nofate@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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