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산업에 있어 콘돔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당국과 홍등가간의 콘돔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 보건복지부가 집창촌에 콘돔을 무료로 나눠줄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 집창촌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섹스산업뿐만 아니라 연인들 사이에서도 관계 시 콘돔착용에 대해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콘돔’과 관련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끼워! 못 끼워!! 콘돔 해프닝
포르노 업계는 물론 홍등가에 콘돔 논쟁이 불고 있다.
포르노 업계의 콘돔 논쟁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야기고, 홍등가의 콘돔은 우리나라의 이야기다.
세계 영화 시장을 주름잡는 할리우드가 자리한 로스앤젤레스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포르노 영화의 중심지이기도 한데, 로스앤젤레스 관계당국과 포르노 업계 간의 콘돔을 둘러싼 밀고 당기기가 전개되고 있다.
포르노 배우들의 ‘성병 및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는 포르노 촬영 시 반드시 콘돔을 착용해야 한다’는 시 보건 당국과 ‘콘돔 낀 상품은 소비자들이 싫어한다’는 포르노 업계가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제작자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콘돔 낀 상품을 만들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제작사들은 소비자들의 콘돔 낀 영화를 꺼린다는 이유로 당국의 지시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전직 포르노 배우이자 성 문화를 연구하고 있는 샤론 미첼 박사에 따르면, 에이즈가 널리 퍼진 이후로 미국 포르노 배우들의 콘돔착용률은 17%에서 23%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17.5%로 다시 낮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건당국과 홍등가간의 콘돔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집창촌에 콘돔을 무료로 나눠줄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 집창촌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집창촌에서는 콘돔 착용이 상식화되어 있는 만큼 ‘콘돔을 무료로 나눠준다’는 보건복지부 방침에 환영(?)할 만한데, 이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은 ‘단수, 단전 등의 강제조치를 통해서라도 집창촌을 없애겠다’는 정부가 콘돔을 나눠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러한 이중적 태도에 대한 반발의 의미로 콘돔 수령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정책에 대해 여성부와 여성단체들은 ‘성매매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긴 하지만, 현실적인 질병예방 효과로 인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콘돔은 현대 섹스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 버린 셈인데, 얼마 전 국부마취제를 함유한 콘돔을 개발한 국내 업체의 주가가 폭등한 일도 요즘의 콘돔 인기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콘돔은 부부 혹은 연인의 효과적인 피임 도구일 뿐만 아니라 성병의 효과적인 예방 도구로도 인기 만점이다.
콘돔 사용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해, 여성들도 구입에 꺼리지 않는 상황. 인터넷 쇼핑몰 제로마켓에서는 지난 2001년 성인용품 몰 오픈 당시 10% 안팎이었던 여성 고객이 올해 들어 45% 증가했다고 한다.
다만 아직도 많은 수의 여성들이 콘돔 사용에 대해 그리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영국의 한 연구소가 1천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에는 설사 남성이 콘돔을 착용하더라도 섹스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지만, 한 달만 지나면 콘돔 착용과 상관없이 섹스를 즐긴다는 여성이 2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여성들이 남성을 알게 되고 친근해질수록 피임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셈이다.
76%의 여성이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며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남성의 존재를 확신한다고 응답했던 결과에서도 여성들의 경향이 알 수 있다.
하지만 피임에 대한 확실한 자각 없이 섹스에 임하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임신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피임은 온전한 쾌락을 위한 필수요건이다.
남성에게는 사랑하는 애인을 지켜주는 일일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는 자신의 몸을 지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성이 콘돔을 끼지 않고 덤벼든다면, 여성은 “콘돔부터 껴”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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