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산업 해결방법이 없다
②커져만 가는 한국의 성산업
매출규모만 27조원 추산...변종 풍속업소 급증
정부 관리대책 부재...돈벌이 쉬워 자발적 유입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성(性)산업. 수도권 신도시의 중심가는 유흥업소들이 버젓이 차지하고 향락산업을 주도하는 등 성(性)산업은 매년 팽창일로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성을 찾는 남성과 이러한 남성의 수요를 자극하고 부추기는 한 성산업은 지속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커져갈 것이라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14일 경찰청 및 여성단체 등에 따르면 남성 성구매자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07년 현재 30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성 구매자의 증가는 신·변종 풍속업소들이 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성산업의 꾸준한 성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밑받침을 하고 있는 것.
성매매를 비롯한 성산업의 정확한 규모는 측정이 불가능하다. 성매매라는 것 자체가 불법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연구결과는 그 대략의 규모를 가늠케 한다.
2004년 9월부터 발효된 성매매방지법의 주요 타깃이었던 성매매집결지는 2004년 1696개에서 2005년 1061개로 대폭 줄었으나, 2007년 9월 현재 전국적으로 995개 업소에 2500여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감소비율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흥주점, 단란주점, 숙박업, 이용업, 노래연습장, 안마시술소, 신·변종업소 등의 풍속업소는 해마다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성매매방지법 시행연도인 2004년에는 풍속업소가 11만900여개 였으나, 이듬해인 2005년 13만2500여개, 2007년에는 13만9000여개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였다.
특히 스포츠마사지, 휴게텔, 전화방 등의 변종풍속업소는 2005년 5800여개로 파악됐으나 2006년 8700여개, 2007년에는 9400여개로까지 빠르게 늘어났다. 스크린골프장에서도 도우미를 이용한 성매매도 이뤄지고 있으며, 키스와 몸을 더듬는 것을 허용하고 시간당 4만원 정도를 받는 ‘키스방’도 성행하고 있다.
최근들어 성인용품 시장도 중장년층과 여성층을 파고들면서 성(性)산업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성인용품점을 운영하는 A씨는 “주로 중장년층이 많이 찾으며 요즘에는 여성 고객들도 부쩍 늘고 있다”며 “남성고객은 비아그라, 여성은 자위기구를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남자들에 비해 성구매가 쉽지 않은 여성들이 그 대용물로 자위기구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가 최근 목격한 바에 빠르면 한 50대 남성 단골고객은 주문제작한 1700만원짜리 섹스토이를 오피스텔에 두고 각종 속옷과 교복, 제복 등을 갈아 입혀가며 인형과의 섹스에 열중하고 있는데, 그는 아내와 자녀도 있는 어엿한 가장이다.
주로 지방 소도시에 있는 소매점에 물품을 공급한다는 그는 이 업계에서만 13년째라며, 1년에 억대의 매출도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성(性)산업의 매출규모는 2007년 GDP가 901조1886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성(性)산업이 국내총생산의 0.3%를 차지했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성산업 매출규모는 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999년에는 5조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는데, 불과 8년 사이에 걸쳐 5배 이상의 고성장을 한 셈이다.
이같은 성산업의 고성장에는 유흥업소 종사 여성들의 증가도 한 원인이다. 여성계에서는 여성들의 성매매 유입과 국내 성산업 성장의 이유를 경제·사회 구조적 원인에서 찾고 있다.
촤근들어 젊은 여성들이 취업난과 고용불안정에 시달리면서, 상대적으로 돈벌이가 쉬운 성산업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노동부 등 14개 관련부처가 참여하는 ‘성매매방지대책단’을 꾸리고 분기별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증가추세에 있는 성산업을 제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여성부 관계자는 “마사지와 같은 신종 풍속업소는 자유업으로 신고만 하면 가능해 이를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 중에 있다”며 “성매매 단속을 강화해 매년 성매매 위반 사범 적발도 늘어나고 있지만 근절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성매매반대 여성단체인 한소리회 최정은 대표는 “성산업은 여성의 빈곤하고 맞물린 문제로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성매매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접대·상납 문화와 맞물린 성산업의 견고한 틀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류정민 기자 ryupd01@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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