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성매매의 진화는 어디까지 일까. 강남 일대 오피스텔 촌이 성매매 특별법 특수를 보고 있다. 최근 이 일대에 오피스텔을 근거지로 성매매가 성행하면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일명 ‘오피스 업소’. 얼마 전까지 업소를 운영했다는 A씨는 “한 오피스텔에 여러개의 방을 임대해 운영되는 업소는 단속에 대비해 100% 예약제로만 손님을 받는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일대 오피스텔은 수요보다 공급이 달리고 있다. 강남의 한 부동산 업자는 “예전에는 오피스텔을 찾는 손님이 없어 난리였는데 요즘은 일반인들은 아예 오피스텔 구경도 못해볼 정도로 물량이 달린다”고 말했다. <시사신문>은 ‘오피스 업소’의 실체에 대해 추적했다.
안마시술소·룸살롱에 비해 단속 우려 없어 ‘고공행진’
여러 가지 콘셉트 ‘코스프레’ 즐기려 마니아 층 몰려
‘외형은 오피스텔, 내부는 윤락업소’? 강남 대딸방과 안마방 등이 오피스텔 촌으로 속속 입성하고 있다. 이들이 오피스텔을 근거지로 삼는 이유는 ‘단속을 피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것. 기자는 지난 3월24일 강남 일대 오피스텔 촌을 찾아가 봤다.
‘며느리도 모르는’ 진풍경
강남역 부근 오피스텔 밀집가. 오피스텔들이 줄지어 있는 이곳에선 유난히 눈에 띄는 풍경이 있었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오피스텔을 드나들고 있었던 것.
이 곳을 찾은 남성들은 그리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이들의 대다수가 1~2시간 이내에 그 곳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한 오피스텔의 경비원은 “여기 업소 아가씨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처음엔 단지 아가씨들 애인들이 자주 찾아오는 줄로만 알았지만 찾아오는 남자가 한 둘도 아니고 해서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어느 날 술에 취해 무리지어 들어가던 남자들이 ‘여기 애들 죽인다’고 말하는 걸 듣고 그 때 감이 잡히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비원은 “아가씨들이 한 층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층에 방을 잡아놓고 사는데 이웃에서 자꾸 항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어떤 항의가 들어오느냐’고 묻자 그는 “술취한 취객이 다른 집으로 잘못 들어가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고 있어 매번 쫓아 올라가 보느라 매번 우리만 골탕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업소들이 밤에만 영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아가씨들이 언제나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잠시 쉬면서 서비스를 받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곳을 자주 찾는다는 B(27.학원강사)씨는 “북창동이나 안마방 등을 자주 찾았었는데 ‘오피스’가 생기고 난 후부턴 다른 곳엔 발길을 뚝 끊었다”고 자랑스레 얘기했다.
B씨에 따르면 ‘오피스 업소’ 내부 분위기는 일반 가정집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아가씨들이 이곳에 상주하면서 생활하기 때문. 그래서 일반인들이 이곳을 드나들 때 주변을 크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가서 벌어지는 행위가 꽤 짜릿하다”는 것이 B씨의 설명이었다.
그는 “그 곳에 가면 손님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준다”고 했다. 일명 ‘코스프레’(특정한 콘셉트의 복장으로 벌이는 성관계)도 이곳에선 가능하다는 것.
‘코스프레’를 즐긴다는 C(30.자영업)씨 역시 이 곳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그는 “나는 치어리더, 간호사 등의 복장을 한 여자와 즐기는 것을 좋아 한다”면서 “돈을 더 주면 안마도 받을 수 있고 쉬어 갈 수도 있어 일석삼조다”고 말했다.
손님 취향 뭐든 ‘OK’
C씨가 ‘오피스 업소’를 자주 찾게 된 것은 “업소가 있는 건물에 사는 친구 덕분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 친구는 결혼할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자주 찾는다”면서 “룸살롱이나 대딸방보다 저렴한 가격에 풀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호평했다.
‘오피스 업소’가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 강남 일대에서 안마시술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에게 물어봤다. 업주는 “사실 나도 요즘은 이거(시술소) 접고 오피스 하나 차려볼까 생각 중이다”고 했다.
영업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단속도 단속이고 아가씨들 관리도 힘들고 신경 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 것을 감안하면 오피스가 훨씬 낫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피스가 성행하는 이유는 첫째로 손님들이 공감을 하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단속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장사를 하다보니 영업 이익이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반 가정으로 둔갑해 영업을 하는 ‘오피스 업소’의 단속은 쉽지 않은 상황. 경찰 관계자는 “워낙 음성적으로 벌어지는 영업행위이다 보니 적발은 어렵다”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매춘행위는 처벌받아야 마땅하지만 해당 업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으니 적발을 해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피하긴 사실상 어렵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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