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경찰 위에 나는 안마시술소
[쿠키뉴스 2008-03-25 17:25:43]
[쿠키 사회] 불법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던 대형 안마시술소가 영업을 재개한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이 황급히 단속팀을 파견하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허탕만 치고 말았다. 해당 안마시술소는 단속을 이미 눈치 채고 아예 문을 닫아버렸으며, 경찰은 한 시간 가량 하릴없이 주변만 둘러보다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역삼동의 A안마시술소가 불법 성매매를 하다 경찰 단속에 적발된 지 10개월만에 보란듯이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는 본보 기사가 24일 오후 인터넷을 통해 먼저 알려지자 관할 서울강남경찰서는 오후 9시30분쯤 여성청소년계 수사관 5명을 현장에 급파했다. 하지만 경찰 단속을 비웃듯 전날까지만 해도 업소에 환하게 켜져있던 불은 모두 꺼진 상태였다.
출입문도 굳게 닫혀 있어 가게를 찾은 손님 몇몇이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문이 닫힌 업소 주변을 무기력하게 배회하다 결국 아무 소득없이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는 적발된다해도 가벼운 행정조치만 받은 뒤 영업을 이어가기 때문에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당국의 의지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강남구 보건소는 이미 지난 1월에 이 안마시술소가 영업을 개시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영업 정지 기간이 끝났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불법 성매매로적발됐던 업소라면 경찰을 비롯한 관계 당국에 통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리했어야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경찰도 모범 수사라고 내세웠던 적발 업소가 두 달이 넘도록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는데도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속 이후에도 업주와 상호를 바꿔가며 교묘하게 영업을 이어가는 건 이들의 고전적인 수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학기라 학교 폭력에 신경을 쓰느라 미처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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