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맞은 일부 청소년들의 일탈행위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가출상태에서 PC방·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비행·탈선을 저지르는가 하면, 집단 성폭행 등과 같은 ‘어른 뺨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방학기간에 되풀이되는 청소년범죄에 대한 입체적인 예방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일부 유흥업소는 ‘10대천국’
전주시내의 한 PC방. 자정이 가까워지는데도 ‘밤 10시 이후는 청소년 출입 제한’이라는 규정을 비웃듯, 이용자들의 1/3가량은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로 채워져 있었다. 상당수는 최근 유행하는 온라인게임을 하고 있었고 일부는 채팅사이트를 기웃거렸다. PC방에서 만난 A양(15)은 “집을 나온지 나흘째”라면서 “집을 나올 때 가지고 나온 돈이 거의 떨어져 어떻게 돈을 구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행태는 빙산의 일각. 도내 유흥가마다 일부 청소년들의 심야술집·PC방 출입이 빈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단순히 청소년 출입제한업소를 출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경비마련을 위해 강·절도는 물론 성매매에 나서는 등 범죄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관계당국의 집중단속이 실시되고 있는 특정 유흥지역보다는 주택가 등의 술집 등에서 청소년대상의 주류판매가 빈번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또 일부 청소년들은 인근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상가 앞에서 흡연을 하는 등의 비행을 일삼으면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하고 있다. 이모씨(47·전주시 삼천동)는 “청소년들의 행태가 꼴불견이지만 함부로 나무라지 못한다”면서 “괜히 술취한 10대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오히려 봉변을 당할 뻔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 일부는 버젓이 모텔출입도
전주시내 신흥주택가. 사무실의 공급과잉으로 비어있는 건물 한켠에는 부탄가스·본드 등의 용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온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몇 시간전까지 누군가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날씨가 추운 최근에는 이처럼 일부 청소년들의 노숙은 그리 많지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대신 가출청소년들은 찜질방이나 PC방 등에서 잠자리를 해결하며 갖가지 비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 찜질방에서 만난 B군(16)은 “저녁시간에 찜질방에 입장해 늦게까지 친구들과 놀다 잠이 든다”면서 “아무래도 방학기간에는 집을 떠나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청소년들은 수시로 여관 등을 드나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여자후배를 불러내 술을 마시게 한 뒤 모텔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로 10대 3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피해자는 모텔을 출입할 수 없는 나이였는데도 피의자들은 피해자를 모텔에 끌고가 성폭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방학철 비행·탈선 되풀이 막아야
방학철만 되면 학교에서 해방된 학생들과 학교의 테두리를 벗어난 일부 청소년의 비행·탈선이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한 경찰관계자는 “방학 동안은 아무래도 학교나 부모의 보호·제한을 적게 받는 만큼 청소년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최근에는 졸업시즌과 맞물려 일탈행위가 더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청소년지원센터의 김진호 상담사는 “방학기간에는 청소년들이 학교와 가정을 벗어나 비행에 노출될 환경에 놓인다”면서 “비행이 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시각에서 청소년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담사는 “일정한 범위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완충지대를 마련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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