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자활 프로그램이 매우 잘 돼 있는 게 부럽습니다. 미성년을 위한 쉼터도 따로 있고 내용도 다양하더군요. 그런가 하면 공공연한 성매매 현장도 있어 놀랐습니다. 마치 성매매가 합법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온 것 같았어요."
독일 여성운동가 코넬리아 필터(53)씨는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성매매에 관한 한 극과 극의 현장이 공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6일 열리는 반(反)성매매 국제회의에서 주제 강연을 하기 위해 지난 1일 방한한 그는 청소년 쉼터와 탈성매매 지원단체, 그리고 수도권 집창촌 등을 둘러봤다. 독일 비정부기구 '어려움에 처한 여성을 위한 연대'(SOLWODI) 홍보를 맡고 있는 그는 여성저널 '엠마'에 성매매 관련 글을 정기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그의 강연 주제는 독일에서 2002년 성매매가 합법화된 후 나타난 문제점과 대안. 그는 독일 정부가 자발적 성매매 여성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성매매 합법화를 추진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성매매 합법화로 포주들의 주머니만 두둑해졌을 뿐입니다. 법적 권리를 누리려면 실명이 필요한데 '나는 성매매를 한다'고 밝힐 여성이 어디 있습니까." 실제로 법 제정 이후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성매매 여성이 고용자로 등록된 건수는 제로에 가깝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성매매 여성들의 70∼90%가 어린 시절에 성폭력을 당해 자기결정권의 의미를 모르게 된 불행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성매매 여성을 성구매 남성과 같이 처벌해선 안된다고 전제한 필터씨는 성구매 남성만 형사 처벌하는 스웨덴의 반성매매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필터씨는 성매매는 인간성을 파괴하는 행위이므로 남녀 모두 성매매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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