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건강검진 안하고 성병검진만
[일다 2006-02-21 06:15]
성매매 피해여성 의료지원 포럼을 통해 낱낱이 드러난 피해여성들의 몸과 정신, 삶의 피해정황에 대해 이경권 변호사는 국가적, 법적 책임에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법이 성매매 근절을 위한 ‘금지주의’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이 법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행위들을 처벌 대상 범죄자들뿐 아닌 국가기관이나 심지어 ‘법’의 이름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성병 강제검진은 성구매자 비호하는 것＂
이경권 변호사는 “검진을 한다면 바로 위에 나타난 질병들에 대해 실시해야 함에도, 국가는 ‘성병 검진’만을 강제시행하고 미 이행 시 처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법 성매매 범죄의 아이러니한 국가적 차원 인정, 유지, 확대, 구매자 비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 국가에 의해 성매매 반복을 전제로 한 ‘성병검사’가 강제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성매매 피해여성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의료지원책인 의료검진들은 전무한 형편이다.
전염병예방법 제8조, 제9조,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제8조제1항, 제2항 및 보건복지부령인 ‘위생분야종사자’ 건강진단규칙 등은 성을 사고파는 행위에 대한 ‘합법화’를 전제로 할 때에야 가능한 각종 건강검진을 강제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이런 규정들은 건강진단 대상자들이 현행법상 성매매가 허용되지 않는 직업군에 대해 공중을 상대로 한 위생규정과 동일한 원리를 적용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국가가 성매매를 묵인,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성매매 피해자를 제외한 구매자, 알선자 등 모든 관련자를 처벌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보건복지부령으로 구매자의 안전한 ‘소비’(?)보장을 위해 되려 성매매 피해여성이 성병검진을 받고 ‘보건증’을 발급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직도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다방 여자종업원, 유흥접객원, 안마시술소 여자종업원 등 원칙상으론 ‘성매매’와 관계가 없어야 할 직종들을 포함하여 매독검사, HIV검사 및 기타 성병검사를 반복해 온 아이러니한 상황은 국가가 성매매처벌법을 통해 성매매 근절을 내거는 한편, 성 판매 행위가 성매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직종에서조차 사실상 ‘공인’되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해자, 처벌 대상 구매자를 우선적으로 비호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성매매 방치’야말로 국민 건강권 침해
반면 성매매 피해여성들에게 정작 절박한 건강지원은 데이터 결과들이 나타내듯이 “국민건강권이 거의 몰수”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성매매를 통한 성행위에 의해 대부분의 성병이 발생하고 전염된다는 점을 주지할 때, 성매매 방치와 조장이 근본적으로 국민건강권 침해를 재생산, 확대하고 있다.
이경권 변호사는 성매매 근절이 ‘국가적 의지부족’의 문제로 점차 드러나는 한편 위생업종사자등에관한건강검진규칙을 유지함으로써 성매매를 오히려 방치, 조장하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이러한 법적인 책임론과 문제제기는 시발점 수준이며, 피해정황에 관한 증거자료들을 축적하고 법조인, 법학자들이 사법부를 설득할 적용 가능한 논리개발에 동참하는 일이 현 단계에서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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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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