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 생겼을 때 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진통제로 극심한 두통을 일단 완화시키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무턱대고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게다가 무조건 진통제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방법이다. 진통제 과용이나 남용은 오히려 두통을 유발하는 ‘약물과용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만성 두통을 초래한다. 두통은 무리하게 참다 보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두통의 원인이기도 하므로 적절하게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우선 진통제는 단일성분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일성분의 해열진통제로는 ‘아세트아미노펜’, 소염진통제는 ‘이부프로펜’과 ‘덱시부르펜’ 성분이 흔히 사용된다. 가벼운 두통이나 발열, 근육통에는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소염진통제는 한 번에 2개 이상 복용하면 약효는 상승되지 않고 위장관 출혈·궤양 등 위장관계 부작용은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염진통제는 식후 30분에 가급적 미지근한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게 좋다. 통증 때문에 밥 먹기 힘들고 진통제만 먹으면 속이 울렁거리거나 메스꺼움을 느끼는 사람은 다른 진통제를 찾아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의 해열제는 위장 부담이 적어 하루 중 아무 때나, 빈속에도 복용할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나 천식·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일반인보다 진통제 복용에 더 신중해야 한다. 여러 약을 함께 먹고 있다면 약물 간에 서로 영향을 미쳐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효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고혈압이나 협심증·심근경색증·고지혈증 같은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의사 처방 없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심혈관 예방을 위해 꾸준히 아스피린을 먹는 사람도 소염진통제를 함께 복용할 경우 심혈관계 방어 작용을 약화시킨다. 아스피린도 소염진통제여서 함께 복용하면 위장·신장 부작용이 높아진다. 소염진통제는 천식환자에게도 금물이다. 기관지를 수축시켜 천식 발작 위험을 높인다.
성균관대 오성곤 겸임교수(약학 박사)는 “소염진통제 복용에 제한이 있는 만성질환 환자들은 다른 약과 상호작용 우려가 적고 위장관·심혈관 질환 위험이나 혈압 상승 등 우려가 없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이 우선 추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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