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로 활동하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안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도 처벌할 수 있을까?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메타버스 내 성범죄 실태와 대책 토론회’(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참여자들은 ‘아바타 뒤에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착취 범죄의 매개로 사용되는 디지털 매체는 점점 확장되고 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아동청소년이 이용하는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 성착취(성매매 등)로의 유인이 난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 사이버또래상담팀은 올해 5월 30일부터 6월 14일까지 6명의 상담원이 각기 다른 연령대의 아동·청소년의 캐릭터로 설정 후 직접 네이버 제페토(메타버스 플랫폼) 내 성착취 정황을 확인했다. 그 중 본인을 30세로 소개한 성인 남성 A는 아동청소년 연령으로 본 센터 6명의 상담원 중 4명에게 접근했다. A는 상담원에게 의사를 묻지 않고 아이템을 선물하며 접근하고, 비밀채팅방에 초대해 성적 목적의 대화, 행동을 주도했다.
오지원 법률사무소 법과치유 대표변호사는 “심각한 성적 영상을 요구해서 받았다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14세 이상이고 상대 플레이어가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고 플레이어가 그것을 인식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며 “상대 플레이어가 아동·청소년임을 인식하고 성적 대화를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하거나 성교 등 성적 행위를 유도한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어 ‘너만 보면 흥분돼’ ‘너는 나의 노예야’ 등의 대화 자체에서 성적 요소가 없는 경우는 처벌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동·청소년임을 인식하지 않았어도 사진, 영상을 찍는 행위까지 나아갔다면, 일반적인 강제 추행 유사강간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형사처벌의 범위를 당장 확장하기 어렵다면, 피해보호조치를 더 넓게 취하는 방법도 있다. 오지원 변호사는 “아바타에 대한 성범죄 등 각종 범죄에 대해 현실세계의 처벌과 별개로 가상세계의 질서를 정하고 기술적 조치를 통한 예방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해외에서는 아바타에게 옷을 벗거나 외설적 자세를 요구하거나 성매매 유인 등의 대화, 성매매 조건으로 돈을 주겠다고 할 경우, 자동으로 계정이 차단되면서 이용자의 개인 정보가 식별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올해 4월부터 ‘말뭉치 DB’를 운영하고 있다. 게임 내 채팅 등에서 문제가 되는 텍스트 사례들을 사전에 연구해서 금칙어를 설정하는 것이다. 나현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사무국장은 “공동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어느 하나의 회사나 게임에서 나타났던 문제를 다른 게임에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고 유사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미디어오늘
윤유경기자.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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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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